온 산천에 붉은 울음 가득하구나
가슴을 시리는 바람 불 때마다
붉은 눈물 비처럼 쏟아지는구나
지난 봄 어떤 의미로
꽃봉우리를
혼신 헌신 다해 피워 올렸던가
살랑거리는 봄 사나워져
폭풍우 회오리치며
이열치열 했던 긴긴 여름을
이 악물고 견뎌내며
과실을 있는 힘껏 결실했건만
그 노고에 영생의 축복은 커녕
이제는 퇴출하라니
죽어 사라지라니
도무지 알 수 없는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
누구도 그 실체를 모르는
죽음을 독박 쓰라니....
온 산이 붉은 통곡을 하는구나
서러운 바람이 위무 할 때마다
붉은 눈물이 비처럼 쏟아지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