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쉽게 되는 일은 없다
쉽게 되는 일은 쉽게 무너져 내리기 때문이다
어렵게 되어야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모래성은 얼마나 쌓기 어려운가
모래만으로는 결코 쌓을 수 없다
물의 도움을 받아야 가까스로 쌓을 수 있다
그럼에도 모래성은 또한 얼마나
쉽게 무너져 내리는가
약한 바람에도 스스로 흘러내리고
파도 한 번에 일시에 무너져
흔적도 사라져 버리는 허무
우리는 그 허무를 실감하려고
모래성을 쌓고 또 쌓는지 모르겠다
인생은 살다가는 과정
희노애락애오욕 과정을 즐기면 될 뿐
언젠가는 기어이 사라질
모래성에 집착할 미련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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