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동설

사실 인간의 눈에는
지구는 평평하고
지구는 우주의 중심이며
태양과 별이 지구를
열심히 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인간의 눈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인간이 지구와 우주를
그대로 이해하기에는
인간은 너무도 작은
개미같은 존재이고
개미 눈으로
거대한 지구와 우주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실상 불가능한 일이었다

다만 인간의 이성과 과학은
지구와 우주는
인간의 눈에 비치는 현상과는
정반대의 실상임을
발견해 알려 주었다

평평한 지구가 둥근 지구로
우주의 중심이 우주의 변방으로
태양이 지구를 도는 것이 아니라
지구가 태양을 돈다는 사실

엄연히 생체적인 눈에 보이는 현상을
반대로 뒤집어 생각한다는 것은
사실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인간의 눈은 너무 작아
우주 현상의 모래알 만큼도
보지 못한다는 극한의 한계를
겸손히 인정해야 한다

이성과 과학이 아니면
인간은 얼마나 가소로운
우물안 개구리가 되었을까

진실이란 나의 좁은 소견으로
판단하고 재단할 수 없다
집단이성과 집단지성으로
다면관찰과 평가 속에서
비로소 모습을 드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