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31일 시골에서 사촌형 조카딸의 결혼식이 있어서 내려가게 되었다
6시에 일어나 들뜬 기분으로 노래도 부르고 찬송도 부르면서 준비를 하고 있는데 7시20분 도착하기로 한
사촌동생의 제부가 전화가 와서 자기네 식구 4명이 같이 차를 탈수 있느냐고 문의 한다.
내 마누라가 같이 가서 3명은 뒷자리에 타면 된다고 말 하는데 자기네 집으로 차를 가지고 올수 없느냐고 물어본다. 순간 혈압이 가볍게 상승하는 것을 참으면서 빨리 버스타고 이쪽으로 오라고 잘라 말했다
"도대체 예의가 있는거야 뭐야. 손위 시숙 보고 오라 가라 말하나?"
마누라가 덩달아 화가 나서 혼자서 꾸지람이다
아뭏든 들뜬 기분이 싹 가시고 불쾌하고 불편한 감정이 먹구름 처럼 밀려 들어왔다
예정시간 보다 30분 늦게 8시에 출발하여 서해안 고속도로를 진입해 달리는데 30분쯤 되었는가 갑자기 에어컨에서 열풍이 나오는 게 아닌가?
에어컨 온도를 올리고 내리고 껐다 켰다를 반복해도 열풍만 계속 뿜어져 나온다
비봉 가까이 이르자 예의 차량 정체는 시작되고 나는 에어컨 까스가 떨어졌겠거니 생각하고 에어컨을 끄고 창문을 열고 달리는 수 밖에 없었다
뒤에 탄 사촌동생 내외 가족에게 무안 했지만 어떻게 할 도리가 있는가
밀리는 길을 30분 달려 화성휴게소에 도착해서 차량정비소를 찾았으나 없고 주유소 아저씨에게 문의하니 행담도휴게소에 카센타가 있단다
아 ! 27km의 행담도 까지의 1시간의 밀리는 길은 너무도 지루하고 고단한 여삼추의 시간이었다
가까스로 행담도휴게소에 도착해서 조그만 카센타에 차를 대고 에어컨의 상황을 카센타 직원에게 보고 하였다. 30대 중반의 떡대가 좋고 피부가 까만 직원은 에어컨 가스가 떨어졌다며 가스통을 들고 와 차의 엔진룸 가스호스에 연결하고 에어컨을 만지작 거리고 있었다
"까스를 몇년 마다 넣어야 됩니까?" 나는 물었다
"3~4년 마다 넣어야 됩니다" 직원은 의례적으로 대답했다
"가스 넣은지 3년 안되는 것 같은데, 나는 여름에 차를 많이 움직이지 않는데 가스가 떨어졌네~" 나는 혼자 중얼 거렸다
한참의 시간이 흐르고 직원은 연결선을 떼어내고 가스통을 가져다 놓고 사무실에 들어가는 것이었다
나는 가스를 다 주입하고 계산 하러 가는 것으로 알았다.
그런데 에어컨에서 계속 열풍이 나오는 게 아닌가?
나는 사무실로 가서 직원에게 열풍이 계속 나온다고 하니까 그 직원 하는 말이
"그냥 가야지요 뭐"
"에? 그냥 가라니요? 무슨 말입니까?"
"가스를 안 넣었으니 그냥 가라고요"
"가스를 안 넣었다니. 왜 가스를 안 넣었읍니까?"
"손님이 가스를 넣으라고 말을 안 했잖아요"
"에? 아니. 가스가 없으면 당연히 가스를 넣는 것 아닙니까?"
"아니. 손님이 가스를 넣으라고 안 하는데 어떻게 가스를 넣어요"
"아니. 그러면 손님에게 물어 보면 되잖아요. 가스를 넣을까요, 말까요. 물어 보지도 않고 가스도 안 넣고
지금 뭐 하는 겁니까? "
"........................."
"정말 말이 안되는 구만. 이해 할 수가 없어"
"그냥 가스 넣었다간 화 내는 사람이 태반이라구요. 10 에 5명은 까스 안 넣고 그냥가요. 그래서 가스 당연히 못 넣습니다"
옥신각신 하는 사이 직원은 까스통을 다시 가져다가 엔진룸에 연결하고 가스를 넣고 있었다.
나는 너무도 기가 막혀 간판을 쳐다보다가 사무실에 사람이 있길래 들어가 물었다
"카센타 사장님이 누굽니까?"
"내가 사장인데요"
"직원이 기본 자세가 안되었습니다. 손님을 약 올리는 것도 아니고......"
"아참, 직원 아니에요" 신경질적으로 일어서면서 대답한다
"직원 아니면 왜 차를 손 봅니까?"
"옆에 낚시점 사장인데 도와 주는 거예요"
"내가 그걸 어떻게 압니까? 차를 손 보면 직원인줄 알지........"
또 옥신각신 하다가 사장이라는 작자가 나가 같이 차를 봐 주는데 뭐가 잘못 됐는지 조수석 서랍을 빼고 난리를 피운다.
나는 속으로 겁이 났다. 바가지를 씌우기 위해 이것 저것 고치는 체 하는 것은 아닌가?
그러나 걷으로는 기세등등 하게 두손을 허리에 찬채 하는 꼴을 내려보다가 마누라에게 필기도구를 달라고 하여 간판 이름과 전화번호를 적었다. 나중에 소비자고발 이라도 해야 할 것에 대비 해서.
10여분의 시간이 흐르고 사장이라는 사람이
"아저씨. 온도에바가 고장 났으니 온도 조절기 만지지 마세요. 수동으로 임시로 고쳐 놨으니 바람조절 하면서 가세요. 서울 가서 다음에 고치세요"
"아 그래요? 서울에서 고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사무실에서 카드로 계산을 하는데 얼마나 바가지를 씌울까 조마조마 했는데 5만원 가스비만 받았다.
천만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 떡대 직원인지 낚시점 사장인지 에게 건성으로 고맙다고 하고 재빨리 차를 몰아 행담도휴게소를 빠져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