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자작시집

절벽

시랑사랑 2015. 10. 9. 23:43

 

몸의 한 부분을

뭉텅 잘라내 줄 줄 알아야

절벽이 된다

 

참고 참다가

어느 한 순간 눈 질끈 감고

생살을 찢어내어야

속살이 벌겋게 드러난

절벽이 된다

 

그쯤 되어야 

만만하게 무시하지 않고

겁장이들

우러러보지 않겠는가

 

절벽 끝에서

하늘도 벌벌 떨며

파랗게 질려 있는데

 

철 없는 물길이

오줌을 갈기 듯

다이빙을 한다 

 

다시금 절벽에

치욕을 안기는

아무 것도 아닌 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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