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만 살아 있다
우주를 활짝 열어놓고
모든 생명을 일깨워 놓고
생명의 허우적 거림을 즐기면서
바위마져 일으켜 코끼리를 만들어
느리고 힘든 몸을 이끌고
밀림을 방황케 한다
시간만이 신이 났다
힘든 하루 잠시 접어
밤에 가두었다가
이내 새벽을 열어
삼라만상을 일터로 몰아내고
온 종일 땀에 절어 비틀거리는
목숨들의 하얀 하늘 위에서
구름을 유희하며 시간을 재고 있다
시간을 이기는 자 없어
시간을 제대로 따르는 자 없어
산천초목 계절따라 갈아치우며
계곡마다 허기진 목숨 거두고
여리고 싱싱한 새숨을 키워서
해 마다 시간 잔치를 성대히 치르고 있다
시간은 누구시길래
우주를 이끌고 어디로 가시는 걸까
시작노트 : 시간이 하느님이다
시간만이 하나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