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이 활활 울고 있다
수십년을 참고 참았던
부뚜막의 눈물보가 터져
주저앉아 있는 초가집을
겨울 밤하늘에 태우며
소리도 없이 활활 활활 통곡을 하고 있다
짓눌린 일상은 얼마나 지겨웠으랴
밥상을 차리면 설것이가 나오고
설것이를 하고나면 또 밥을 해야하고
빨래를 개면 빨랫감이 쌓이고
청소를 하고나면 다시 어질러지는
삶의 노작은 얼마나 무서웠으랴
불의 눈물은 땅에 떨어지지 않는다
억울함을 상소하는 듯
붉은 눈물 검은 하늘로 솟구치고 솟구치고
모든 것 청산히듯 모든 것 태우고서야
잦아지는 붉은 울음은 이내 어둠에 먹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