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자작시집

불의 눈물

시랑사랑 2016. 3. 3. 17:46

불이 활활 울고 있다

수십년을 참고 참았던

부뚜막의 눈물보가 터져

주저앉아 있는 초가집을

겨울 밤하늘에 태우며

소리도 없이 활활 활활 통곡을 하고 있다

 

짓눌린 일상은 얼마나 지겨웠으랴

밥상을 차리면 설것이가 나오고

설것이를 하고나면 또 밥을 해야하고

빨래를 개면 빨랫감이 쌓이고

청소를 하고나면 다시 어질러지는

삶의 노작은 얼마나 무서웠으랴

 

불의 눈물은 땅에 떨어지지 않는다

억울함을 상소하는 듯

붉은 눈물 검은 하늘로 솟구치고 솟구치고

모든 것 청산히듯 모든 것 태우고서야

잦아지는 붉은 울음은 이내 어둠에 먹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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