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기원을 몰라서
아름다움의 근원을 몰라서
괴롭다
웅장하고 굉장한 우주의 운행과
찬란하고 섬세한 자연의 순환을
어린 사슴의 눈처럼 바라보고만 있는
나의 무지가 괴롭다
이러한 무지와 괴로움으로는
죽어도 죽을 수 없고
죽어도 눈 감을 수 없을 것 같아
그래서 죽기가 아쉽고 두려운 것일까
그러나 자연과 우주의 신비를
조금씩 깨달을 때마다
더욱 나는 작아지고
무지의 범주는 오히려 넓어져
섣불리 길을 나서서 들판에서 길을 잃고
울고만 있는 어린아이가 되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