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자작시집

유령

시랑사랑 2016. 5. 24. 11:24

바람은 근육이 장난이 아니어요

나무를 뿌리 째 뽑아 던지고

지붕을 뜯어 날려 버리는

바람의 괴력을 누가 당해요

 

그 놀라운 힘의 근육을

한 번 만지고 싶은데

그 근육에 안겨서 한 번 잠들고 싶은데

 

어느 누구도 그 근육을 보았다는 고백이 없고

어느 책에도 바람의 모습을 그려 놓지않아

호기심과 설레임과 그리움이 샘솟아

그럴때면 조용히 찾아와

머리결을 어루만지며

볼을 쓰다듬으며

치마자락을 희롱하며 주위를 맴돌지요

 

여전히 보이지도 잡히지도 않는

바람의 근육

나는 이제 눈이 멀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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