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자작시집

시계

시랑사랑 2012. 2. 8. 23:19

 

누가 물처럼 흐르던 시간을 토막내고 있는가

 

새해 첫날부터 떡국 떡 처럼 썰어대고

여름 생선회를 떠내 듯 잔인하게 칼질하는 놈

 

그 잘게 부수어지는 분초의 시간들을 

날마다 어거지로 먹고 쫒기 듯 살아간다

 

누구는 자는 시간도 아까워 일한다지만

나는 자는 시간이 가장 즐겁고 달콤했다

 

더러는 빛나는 시간들도 있었다

햇살 찬란한 시간의 성찬들로 영혼마져 배부르던 시절

 

12시문 60분칸의 원반궁궐에서

시침과 분침의 부부가 

자지도 않고 졸지도 않으면서

쉬임없는 숨바꼭질을 하면서

 

검은 머리털 몰래몰래 뽑아가고

하얀 이빨 하나둘 빼내가고

심술궃은 주름살 그물망을 얼굴에 씌워놓고 

사지육신을 날마다 부수며 해체 한다

 

그러나 나는 시간에 저항하며 절규한다

"걷사람은 후패하나 속사람은 날마다 새로워 진다"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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