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저녁의 햇살은 가난하다
병든 늙은 엄니의 가냘픈 미소 처럼
그림자도 짙게 그리지 못하고
황량한 논벌판에
가는 실핏줄 같은 나무가지 그림자만
희미하게 누워 있다
한 낮 잠시 녹아 내리던 흙길이
이내 얼어 붙는 저녁의 귀가길
빛 바랜 금빛 들길이 석양녘으로
남 몰래 조용히 기어 들어간다
햇빛도 외로워라
추운 저녁의 들길에 홀로 뻗어있어
이따금 움추린 나그네 반가워도
붙들지 못하는 마음이 가난하다
겨울 저녁의 햇살은 가난하다
병든 늙은 엄니의 가냘픈 미소 처럼
그림자도 짙게 그리지 못하고
황량한 논벌판에
가는 실핏줄 같은 나무가지 그림자만
희미하게 누워 있다
한 낮 잠시 녹아 내리던 흙길이
이내 얼어 붙는 저녁의 귀가길
빛 바랜 금빛 들길이 석양녘으로
남 몰래 조용히 기어 들어간다
햇빛도 외로워라
추운 저녁의 들길에 홀로 뻗어있어
이따금 움추린 나그네 반가워도
붙들지 못하는 마음이 가난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