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자작시집

99고빗길

시랑사랑 2016. 8. 10. 09:07

뭣 모르고 따라나선 길이었다

1750m의 천문산을 오르겠다고

만석의 미니버스 뒷좌석에 타고 가는데

수천길이의 낭떨어지 벼랑길을

곡예하듯 거침없이 질주하는

중국의 운전기사는 못미더웠고

허름해 보이는 버스는 안전상태가 의심스러웠다

산의 중턱 벼랑길을 달리는 버스에서 바라보는

까마득한 산 아래의 골짜기는 지옥의 아가리 같았다

끝도 없는 커브길을 속도도 줄이지 않고 돌아대는

버스안에서 사람들은 환호인지 비명인지를 질러대고

마누라는 껄껄대고 웃기까지 하였다

나는 앞좌석을 부여잡고 마누라에게 웃지말라고

머퉁을 주었다

휙휙 돌아대는 버스안에서 커브길마다 나는 회개하였다

나는 죄가 많다고 죄송하다고 새롭게 착하게 살곘다고

회개와 애원은 계속되는데 버스가 문턱을 넘어서듯

평형을 유지하더니 넖은 광장을 돌고 있었다

안심과 안도의 한숨이 저절로 나왔다

가이드가 여러분은 99고비를 살아남았다고 했다

착하게 행복하게 살으라고 했다

일행 중 어떤 아저씨는 미친 짓이라고 하며

강아지가 꼬리를 치듯이 고개ᆞ를 설래설래 흔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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