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은 출근전쟁이다
월요병에 걸린 것인지 승용차들은 유난히 많이 쏟아져 나오고 출근길은 굼뱅이가 된다
그런데 그런 월요일 아침에 설상가상 가을비가 내리고 있다
시월의 마지막 날을 애석해 하는 눈물인가?
비를 피해 학생들을 학교에 태워다 주는 지극한 부모사랑의 차량까지 꾸역꾸역 기어 나와 길은 아예 주차장이 되어 버렸다
아무리 밀리는 버스안에서 발을 동동 굴러도 답답한 도로는 단축되지 않는다
나는 월요일 부터 꼼짝없이 30분을 지각하고 말았다
하늘을 원망하랴 땅을 탓하랴
그저 비 맞은 개처럼 꼬리를 내리고 부끄러운 시간이 흘러가기만을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다음 날인 화요일 아침에도 빗방울이 오락가락 했다
전날 버스를 타고 옴팡 지각을 한 기억 때문에 오늘은 지하철을 타고 가려고 버스에서 내려 철산역으로 갔다
플랫홈에 들어서니 전동차 운행 전광판에, 표시된 역마다 전동차가 서있었다
요즘 철도파업으로 대체인력의 운행미숙으로 전동차들이 밀려 있는 것이었다
누군가 무리하게 타려고 하다 전동문이 걸려 시간이 지체되고 그러면 다음역에는 더 많은 승객이 대기하다가 무리하게 타려고 하는 악순환이 중복되면 전동차 연발착은 엄청나게 늘어나게 되어있다
아무튼 전역에 서있는 전동차가 금방 들어오고 있었다
전동차의 문이 열렸으나 사람이 너무 많아 탈 수가 없었고 바로 뒤에 따라오는 전동차는 사람이 없을 것 같아 뒷차를 기다렸다
예상대로 뒷차는 여유있게 탈 만했다
나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이것이 인생이구나' 생각하면서 편안하게 환승역인 가산디지털역 플랫홈으로 올라왔다
막 전동차가 출발하고 있었다
그런데 다음 전동차가 네 정거장이나 뒤에 오는 것이 아닌가?
아이구~ 출근길에 10분도 넘게 기다려야 하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후회가 밀려왔다
철산역에서 밀려서 오는 만원의 차를 탔어야 했다
그러면 아까 출발하는 전동차를 탈 수 있었는데.....
나는 어쩔 수 없이 일각여삼추의 시간을 15분이나 기다려 네 정거장을 거쳐 기어오는 전동차를 타야했다
'이것이 인생이구나~' 탄식을 하며 가산디지털에서 신길역까지 네 정거장을 20분이나 결려 와서 100미터도 넘는 긴 환승통로를 경보선수 처럼 신발바닥이 타도록 걸어 5호선 플랫홈 계단에 내려가는데 여의도 방면 전동차가 들어오고 있었다
나는 땀나게 계단을 뛰어내려가 가까스로 전동차에 몸을 실었다
아침부터 이 무슨 질주냐?
여의도역에서 내려 4번 출구로 바삐가니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가 고장이 났는지 서있다
에스컬레이터 철계단을 급히 올라가는데 허벅지가 터지는 듯 했다
급기야 입에서 욕이 터져 나왔다 "에이~ 씨X 더럽네~"
수업시작 시간 6분이 늦어 교실에 들어가니 다행히도 수업은 시작되지 않고 조교가 슬라이드 화면 조정을 하고 있었다
나는 잽싸게 슬그머니 내 자리에 가서 조용히 앉았다
아무 일도 없었던 듯이, 지각을 하지않은 듯이
'이것도 인생이구나~ 후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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