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이 어둠을 밀어내는 것은
얼마나 지난한 일인가
빛은 끊없는 에너지의 소진으로
밝혀 지기에
빛은 얼마나 고귀하고 값진 것인가
빛이 있기 전에 있었던 어둠은
아무런 에너지도 없이 그냥 존재한다
죽음이 에너지 없이 엄존하듯이
빛이 다하면 어둠은
손쉽게 찾아와 시공간을 삼킨다
죽음이 어둠 이라면
생명은 빛을 발하는 외로운 광원
저 거대한 어둠의 광장에
가녀린 촛불로 한 덩어리가 되어
백만송이의 불꽃들을 피우는 생명들은
그래서 지난하고 눈물이 겹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