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자작시집
나는 세상의 마지막 마을에 살고싶다
눈발에 길은 덮여 사라지고
하얗게 고립된 마당에서
하늘만을 우러르며
쓰러져 하얗게 지워질까 보다
긴 긴 백야가 열리면
처마까지 닿았던 적설은 녹아내려
길들이 촉촉하게 열리고
시냇물은 머릿결처럼 흐를 때
나는 세상의 첫 마을에
몇 송이 꽃으로 피어날까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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