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사에 감사하라는 말은 불의에도 감사하라는 말은 아닐 것이다
불의에 눈 감고 감사 기도만 하라는 것은 더욱 아닐 것이다
분을 품지 말라는 말씀도 불의에 의분을 느끼지 말라는 말도 아닐 것이다
분노하지 말고 불의를 그냥 용서하든지 모른 척 하라는 것도 아닐 것이다
불의는 불의대로 지혜롭게 대처하고 지적하고 고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다만 상대방의 자존심을 뭉개며 싸우면서 까지 분노하지는 말고 또 그런 무작정의 분노는 일을 더 꼬이고 그르치게 하겠기에 상대방이 수긍하도록 유연하게 처리하라는 것이다
하기야 온유하신 예수님도 위선적인 유대 기득권층을 향해 '회칠한 무덤' '독사의 자식' '화 있을진져'라고 준엄한 질책을 하셨고 그래도 못 알아듣는 벽창호들이 분을 못이겨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박은 것이니 우리가 예수님은 아니지만 우아하게 참는 것만이 능사는 아닐 것이다
몇 년 전에 잘못된 시국을 비판하고 있는데 40대 여자 집사님이 "그래도 우리는 북한 보다 잘 살잖아요~" 하고 견제구를 던지는 것이었다
뜬금없는 그 말에 순간 나는 말문이 막혔으나
"북한이 우리하고 비교가 됩니까? 북한은 께임이 안돼죠. 우리는 우리의 잘못을 고쳐서 더 잘살아야 지요" 하고 대답을 했지만 그 집사의 말 속에는 '우리는 다행히 남한에 태어나 북한보다 잘 살고 있으니 감사해야 한다. 그러니 불평하지 마라' 는 참 어처구니 없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면 독재를 하여도 정치를 잘못하여도 북한보다 잘사는 한 모든 것을 이해하고 용서하고 눈 감아 주자는 이야기냐고 쏴 부치려다 의식수준이 한심해서 그냥 참고 말았다
세간에 '똥과 된장을 구분 못한다'는 말이 있는 데 그런 얼치기들이 성인이랍시고 대화에 끼어들어 한 마디씩 거드는 것을 듣노라면 기가 차서 성질도 나지 않는다
대한민국의 민도는 정말 성숙한 민주주의를 유지해 나가기에는 너무도 저열하다
이런 수준 낮은 민도는 다름 아닌 보수언론의 책임이 크다
수십년간을 올바른 역사와 진실된 보도를 외면하고 비틀리고 왜곡된 보도를 일삼으면서 국민을 바보 멍청이로 쇄뇌시킨 죄가 아주 크다
참 한심하고 슬픈 일이다
이러한 저급한 민도는 하루아침에 바뀔 수가 없고 한 세대는 꾸준한 개선 노력을 해야 비로소 제대로 자리를 잡을 것이다
오호! 통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