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자작시집

난청

시랑사랑 2017. 2. 25. 13:47

나는 귀가 나빠서

멀리서 날아오는 소리를 잘 듣지 못합니다

소리가 날아오면서

바람에 흐트러지고 손상되어

내 귀에 들어오면

그 소리를 알아 들을 수 없어

나는 그냥 멍청해 집니다

 

내 귀의 가까이에서

다정하고 분명하게 말씀해 주세요

나는 그 때 기뻐하며 감사하며

똑똑해져서 시원스런 대답을 해드릴거예요

 

다만 흘러가는 소리를

흘려들으며

좋은 소리는 못들으면서

나쁜 소리는 용케 듣는 경우가 종종 있어

사람만 오해하고 미워할까 두렵습니다

 

좋은 말만 골라 듣는

반 귀머거리가 되면 좋으련만

생존의 유전자는 반대로

생존을 위해서 나쁜 소리를 먼저 듣나 봅니다

 

친구보다 적을 먼저 경계해야 하는

참 고단한 생명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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