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바다 밑 협곡에
빠르게 흐르는 물살 덕분에
플랑크톤이 풍부하고
그 플랑크톤 덕분에 멸치 떼가 몰려오고
그 멸치 떼를 따라오는 방어 떼를
포획하려고 어부들이 그물을 내린다
거친 파도에 일렁거리며
방어를 잡아올리는 어부들의 뒤에는
무엇이 따라오는 것일까
왜 고기는 맛이 기막힌 것인가
잡아 먹으라는 유혹인가
그렇다면 먹이사슬도 죄는 아니다
생명은 생명을 먹어야 생명이 유지된다
잡아 먹을 때는 포만의 즐거움이 있다
그럼에도 잡아 먹힌다는 것은 두렵다
나의 살은 얼마나 맛이 있을까
누가 내 등 뒤에서 침을 흘리고 있을까
나는 차라리 독버섯이 되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