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자작시집

내 남편

시랑사랑 2018. 5. 8. 18:42

아침에 싱싱하게 나갔다가

저녁에 파김치가 되어 돌아오네

가엾은 내 남편

미안하고 고맙구나

신혼 때의 윤기나던 검은 머리

삼십년이 지나

하얗게 엉클어져 파뿌리가 되는 동안

파릇하던 아이들

늠름하게 곱게도 자랐구려

모두가 당신의 녹아드는

육신을 기대어 자랐다오

남은 것은 자식들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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