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자작시집

코로나 시대

시랑사랑 2020. 5. 31. 11:02
어쩌다 여기까지 오게 되었을까
이젠 다시 돌아갈 수 없네
'지난 시절 다시올 수 없나. 그날'
아무리 그리움의 노래를 불러도
시간을 되돌릴 수 없네
백여년전 자동차를 발명하고
비행기를 하늘에 날리기 시작했을 때
사람들은 희망에 차서 환호하였지
중동의 사막에서 검은 원유가 뿜어져 나올 때
자본가 사업가들은 회심의 미소를 지었지
이 모든 급격한 변화에 힘입어
도처의 공단에 공장들이 들어서며
공장굴뚝이 숲을 이루고
각종 물건들이 상품이라는 이름으로
산더미처럼 쏟아져 나와
세계의 가정마다 가득가득 배달되었지
풍요로운 신세계가 영원할 줄 알았어
공산주의도 망하고
신자유주의는 겁도 없이
더욱 탐욕스러워 졌어
탐욕의 자본주의는 영원할 것 같았어
아무도 폭주 기관차 자본주의를
멈출 수 없을 것 같았지
과도한 산업화와
노동의 착취 또는 종말
온난화에 따른 생태계 파괴를 걱정하면서도
아무도 미친 자본주의 질주를 막을 수 없었지
그런데 2020년 초입부터
놀라운 반전이 시작되었어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조용한 전투가 전세계에서 벌어지고 있어
냉전시대 부터 제조한
지구를 몇십번 망하게 하고도 남을
핵무기
최첨단 폭격기 미사일로도
공격할 수 없고
제거할 수 없는
눈에 보이지도 않는 미생물
신종 바이러스에 전세계가
꼼짝 못하고 속수무책 당하고 있지
세계 모든 인간의 이동이 제한되고 꽁꽁 묶여 버렸어
자본주의 역사 찬란한 백여년이
수치를 당하면서
서서히 무너지고 있네
타이타닉 호가 장엄하게 대서양에 수장
되듯이
자본주의 잔치는 끝나고 있네
코로나 바이러스는 놀라운 전파력으로
사람들의 목구멍을 막아 질식시키고
폐를 사막화시켜 숨통을 끊네
그런데 또 놀라운 반전이 시작되었어
바이러스가 무서워
사람들이 활동을 멈추고
죽은듯이 칩거하고 있으니
죽어가던 생태계가 살아나고 있는거야
중국의 미세먼지가 사라져
한반도에 푸른 하늘이 돌아오고
인도에서는 설산이 다시 보이고
사람들이 사라진 해변에
수백만 마리의 거북이가 산란을 위해 돌아오고
고래들이 마음껏 바다를 헤엄치고 있어
이제 서서히 깨닫고 있어
인간이라는 인류가 지구의 암세포였다는 것을
인류 문명은 암덩어리라는 것을
이제 인간은 선택의 기로에 섰어
암덩어리 인간 문명을 무한정 증식시켜
생태계와 함께 사멸할 것인지
인간 문명을 적절히 통제하고 제한하여
생태계와 함께 공존할 것인지
살 길을 찾을 것인지
탐욕을 멈추지 못하고
끝내 공멸할 것인지

'욕심이 죄를 낳고
죄가 사망에 이르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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