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자작시집

사랑

시랑사랑 2021. 4. 9. 21:52
강이 에둘러 굽이지고
가던 길 뒤 돌아
감싸 돌아 돌아 가는 것은
조금이라도 더
대지를 애무하려는 것 입니다
조금이라도 더 많이
대지를 촉촉히 적셔주고 싶은 것 입니다
조금이라도 천천히
대지에 머무르고 싶어서 입니다

대지도 싫지 않은지
구비 구비 파고드는
사무친 강물을 밀어내지 않고
넓은 가슴으로
다 안아 줍니다
가슴이 흠뻑 젖어 무너져도
지친 강물이 물러날 때까지
조용히 기다립니다

헤어지는 강물은
다시 만날 수 없기에
헤어질 때
미련이 없도록
만났을 때
온 힘을 다 쏟아 놓습니다

헤어지면 그리울 겁니다
영원히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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