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자작시집

눈 오는 소리

시랑사랑 2013. 12. 23. 22:38

 

 

그대 눈 오는 소리 들리는가

 

깊은 밤

사위도 덩달아 조용해져서

귀를 쫑긋하고 엿듣는 소리

 

창호지 문 밖의 고요가 궁금하여

호롱불도 흔들리지 않으려 숨빛을 삭이는데

 

암묵이 가득한 스무평 마당에

뒤간의 얌전한 장독대에

제 멋대로 길다란 담장위에

그대의 가난한 지붕위에

가벼운 나래로 속속들이 쌓이는 속삭임이 보이는가

 

토방 마당에 내려서서 손바닥에 받아보면

무게도 없이 살픗이 내려 앉아

그 작은 온기에

눈물 처럼 녹아 내리며

무슨 사연을

소곤거리는 것 들어 보았는가 

 

겸손한 귀라야 들을 수 있는

색깔도 없이 하얗기만 한 나직한 소리

 

나는 그 소리 들을 수 없어

그저 바라만 보고 있네

눈을 감아야 눈의 소리 들려 올까

 

깊은 밤 하얀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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