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자작시집

[스크랩] 설마귀신

시랑사랑 2014. 5. 6. 19:27

 

설마귀신

 

                        조 형 식

 

 

일차방어선은 이차방어선을 믿고

이차방어선은 삼차방어선을 믿고

삼차방어선은 일차방어선을 믿고

 

서로가 서로를 믿는 사이

아무도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너무 많은 설마 신기루를 믿으며

요행이도 많은 세월 잘 살았지만

그 세월 속에 설마는 무시무시하게 자라

설마귀가 되어 삼백여 꽃모가지를

무참하게 꺽어 먹었다

 

아이들아!

아무도 믿지 마라

무지한 너 자신도 믿지 마라

생존의 순간을 스스로 지켜야 할

너 자신만을 단독 방어선으로 삼을 뿐 

 

출처 : 사랑방시낭송회-광화문시인들
글쓴이 : 조형식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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