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자작시집

은둔

시랑사랑 2015. 3. 7. 23:26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는 외로움 보다

울리는 전화벨이 더 괴로운

그런 날들을 당해 보았는가

 

파멸의 괴로움과 부끄러움을

어디에도 하소연 하기 싫은데

철 없이 울리는 전화벨은

나의 조롱거리를 안다는 듯

얄밉고 끈길지게 울려대는데

  

이 전화를 받고 항복하라고

네 인생의 패배를 인정하라고

부끄러운 날에는 전화도 더 잘 보챈다

 

마지못해 한 통의 전화를 받고

심문에 걸려 이실직고 하면

나의 파멸은 뉴스가 되어

순식간에 먼 친구들에게 까지 날아가고

친구들은 잠자리의 마누라 귀에 속삭인다

자기들 사랑의 이상없음을 확인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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