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나의 이야기

얄미움

시랑사랑 2015. 6. 29. 18:59

초여름 더위가 찌는 길을 이십여분 걸어 집에 와서 아피트 현관문 비밀번호를 누르는데 뒤에 오던 삼십대 후반의 키 큰 여인이 현관문이 열리자 먼저 쏙 들어간다.

문은 늙은 내가 열고 그 젊은 여인은 손도 안대고 앞서서 들어가며 얄미운 뒷통수만 흔들어 대며 멀어진다.

이런 상황을 뭐라고 해야하나.

뭔가 기분은 찜찜한 데 할 말이 없다.

내가 너무 인색한 것인가.

먼저 들어가며 "감사합니다~" 한마디 하면 정말 분위기 환상 일 텐데~

우리 사회의 모습이 정말 삭막하다.

모르는 사람들을 목석 처럼 바라보는 우리 사회는 정말이지 멋대가리가 없다. 아니 맛대가리도 없다.

이런 얌체족들은 이 나라에 얼마나 많은가.

직장에서 남의 공적을 훔쳐 승진하고 대학에서 제자의 논문을 빼앗고 대기업은 중소기업의 기술을 강탈하고 언론은 광고에 눈멀어 정론을 팔아먹고 사회의 각 분야가 약육강식의 정글이 된지 오래다.

이 나라가 정글에서 이제는 불모의 사막이 되어 가는지 모르겠다.

내 한몸 살기도 바쁜 나라에서 분위기와 배려를 바라는 내가 분위기 파악 못하는 또라이 인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