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자작시집

무덤

시랑사랑 2015. 12. 31. 01:51

하루에 한 오금씩

삐그덕 거리며

무너져 내리는 양철지붕 안에서

독거 할머니 주무시고 있다

 

몇 날 며칠이 지나도

인기척 없고

깨어나지 않는 할머니를

천장이 내려와 덮어주고

지붕 버팀목이 쓰러져

온 몸을 눌러주고

오는 비를 새며 흘리며

온 집이 울어주고 있다

 

며칠 몇 날을

허름한 집은 스스로 무너져

영면에 든 아기를 품고

함께 눈을 감아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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