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자작시집

늙음의 미학

시랑사랑 2015. 12. 31. 16:07

집도 늙는다

늙는 집은

사그라드는

또는 뭉그러지는

꽃을 닮았다

 

산골 늙은 집에 사는 노인은

죽기 전에 반쯤 풍장되며

살아있는 미이라가 된다

 

집과 노부부가 서로를 바라보며

명태처럼 말라갈 때

육욕의 악취는 하늘 끝으로 날아가고

가벼워진 혼백은 저승길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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