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자기의 음모를 만지며
음모를 생각해 내곤 하었다
세상의 마초들을
어떻게 골탕 먹일지 작전을 짰다
그것은 치밀하면서 섬세하고
실제보다 더 현실적이어야 했다
그리고 감성적이며 동정적이기까지 해야 했다
마초들은 자기 중심적이어서
잘 속아 넘어갔지만
가끔은 번뜩이는 촉수로
반격하듯이 그녀 음모의 빈틈을 파고들어
음모의 아성을 무너뜨리곤 했다
그렇게 음모의 성이 무너지고 나면
그녀는 신뢰를 재구축 하는데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신뢰 회복이 어려운 지경이면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여
좀더 어벙한 마초를 찾아 헤애야 하고 꼬리를 치며
수작을 걸어야 했다
수작이라야 빼어난 작품에 한참 밀리는 개수작일 뿐이지만
그런 수작질이 무미건조한 지구별이 맛깔나고 빤짝이게 하고 있었다
마치 크리스마스 추리에서 나풀거리며 빤짝이는 은박비닐 테이프 처럼
누가 수작을 천박하다고 혹평 비난한다면 그녀는 그 누구의 얼굴에 방구를 분사해 줄 준비가 되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