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거대한 군무는
항상 작은 것들이 모여 만들어 낸다
심해에서 대지에서 하늘에서
수십만 수백만의 작은 것들이 떼를 이뤄
우리는 결코 작지 않다고
우리는 이렇게 크고 크다고
온갖 모양으로 협동을 과시하며
시위를 하고 있다
심해의 새우떼와 하늘의 철새떼는
일면식도 없지만
서로 빼닮은 군무를 추어가며
강자를 밀어내고 세파를 거슬러간다
어디 사자떼의 군무를 본적이 있는가
어디 독수리의 커다란 군무를 본적이 있는가
어디 덩쿨장미가 초원을 뒤덮은 적이 있는가
눈꼽만한 눈꽃만이 넉넉히 초원을 덮어 장식하는 것을
풀잎만한 풀잎만이 너끈히 초원의 원주민이 되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