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자작시집

빙하의 죽음

시랑사랑 2016. 3. 12. 14:11

 

맨 앞에 선 놈 부터

버티고 견디다 못해

자결하듯 떠밀려 추락하고 있다

 

세상은 뜨뜻해 진다는데

그 온난의 기운에

수수천만년의 목숨이

순간마다 무너져야 한다는 것은

무슨 섭리인가

 

아직은 모르는 것인가

눈물 흘리듯 녹아내리는 설산들이

어느 순간 헐벗어 버리면

산 자락 초원들은 황무지로 변신하고

얻어먹지 못하는 목숨들은

메말라 쓰러져야 한다는 것을

 

그 전조가 지구의 양극에서

비장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을

천만리 길을 찾아와

전망대 난간에 기대어 보며

탄성을 지르는 것은

환호인가 통곡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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