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자작시집

역지사지

시랑사랑 2016. 8. 25. 16:42

 

무엇이 되어 보지 않으면
무엇의 마음을 온전히 알 수 없듯이
애비가 되어야 아버지를 알고
어미가 되어야 어머니를 알아
비로소 철 든 나이를 먹어가는
남편이 될 수 없는 아내는 남편을 알 수 없고
아내가 될 수 없는 남편은 아내를 알 수 없고
여전히 거지같은 것이 되지 않고서는
노숙자의 정신을 분간 할 수 없듯이
죽어도 하느님이 될 수 없는
땅으로 돌아가는 흙에서 나온 목숨은
하늘의 뜻을 제대로 알기란
영 영 틀린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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