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산다는 것이 참 초라하다
젊은 시절 폼나고 멋지게 살고싶어
천방지축 붕붕 거리며 선심도 많이 썼는데
환갑이 넘어
현금서비스를 받아 친구에게 빌려준 것을
마누라에게 들켜 바가지를 긁히며 사는
나의 노년은 참 불쌍하다
주일 마다 '네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라'는 말씀을 듣고서도
돈 몇백만원에 친구를 수없이 저울질하고
돈을 받을지 못받을지 손을 바르르 떨며 살아야 하는
자본주의의 세상에서 나는 참 비루하다
아무리 발버둥 쳐도
모든 것이 돈으로 해결되는 돈도라지 세상에서는
돈이 없으면 인간도 아니고 그저 죄인이다
노예보다 못한 목석, 투명인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