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자작시집

계명

시랑사랑 2017. 11. 6. 13:02

닭이 울 때

미명과 여명이 갈렸다

닭이 울 때

베드로의 세 번의 거짓말과

닭똥 같은 후회의 눈물이 갈렸다

닭이 울 때 닭이 울 때

단잠의 꿈은 깨어지고

소는 덩달아 "음메" 울며 일어섰다

돼지는 비틀거리며 "꽥꽥" 거린다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고 일갈하던 대통령은

닭머리통이 싫어 눈을 감았다

닭이 울 때 닭이 울 때

나는 자명종을 껐다

닭이 울 때

새벽 첫 기차가 소리치며 지나가고

새벽종이 깨어나 땡그랑 거리고

새벽 버스가 뒤뚱거리며 달려가고

군대에서 기상나팔은 철없이 울렸다

계명성을 바라보며 십계명을 외울 때

닭이 횃대를 치며 울면

모두가 울며 하루를 시작한다

언제 닭이 한 번 웃기는 할까

그날은 세상의 마지막 이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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