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자작시집

위대한 연주

시랑사랑 2018. 3. 10. 16:12

두둑두둑 다닥다닥

빗방울이 후두둑 떨어지며

나무 잎파리 마다

드럼을 치기 시작한다

 

점점 드세어 지는 연주는

온 세상을 드럼 삼아

마구 두드린다

유리창이며 지붕이며

바위며 땅바닥이며

강물이며 바다며

우산이며

우산없는 사람의 민머리까지

사정없이 두들긴다

 

오독독독 다다닥닥

쏴아쏴아 티웅디웅

주르륵득 주르륵톡

쪼로록 쪼록 쪽 똑

 

땅 위의 연주가 절정에 이르면

하늘에서도 호응한다

북소리 같은 천둥이며

레이져 빔 처럼 번개를 치며

하늘과 땅이 혼신의 협연을 한다

 

우르르 콰앙 쾅 콰앙

드그르르르 꽝 꽈앙

 

방안에서 이불을 덮고

유리창을 바라보며

조용히 감상을 한다

마침내 연주가 끝나면

안도의 큰 숨을 쉰다

 

'살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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