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둑두둑 다닥다닥
빗방울이 후두둑 떨어지며
나무 잎파리 마다
드럼을 치기 시작한다
점점 드세어 지는 연주는
온 세상을 드럼 삼아
마구 두드린다
유리창이며 지붕이며
바위며 땅바닥이며
강물이며 바다며
우산이며
우산없는 사람의 민머리까지
사정없이 두들긴다
오독독독 다다닥닥
쏴아쏴아 티웅디웅
주르륵득 주르륵톡
쪼로록 쪼록 쪽 똑
땅 위의 연주가 절정에 이르면
하늘에서도 호응한다
북소리 같은 천둥이며
레이져 빔 처럼 번개를 치며
하늘과 땅이 혼신의 협연을 한다
우르르 콰앙 쾅 콰앙
드그르르르 꽝 꽈앙
방안에서 이불을 덮고
유리창을 바라보며
조용히 감상을 한다
마침내 연주가 끝나면
안도의 큰 숨을 쉰다
'살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