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자작시집

4.3 추념

시랑사랑 2018. 3. 22. 00:45

누가

제주를

낙원이라 하는가

 

누가

이 섬을

경승지라 노래하는가

 

그 날

그날 이후로

탐라는

지옥이었다

 

그래

미치도록

아름다운 지옥

 

누가

이 낙원을

지옥으로 바꾸었나

 

미친

광란의 악귀들이

제주 할망의 섬을

마구마구 파헤치며

수만 명 집단 학살

참극을 벌였구나

 

이것은

미 군정의

대한민국의

치명적 원죄

 

나는

한이 뼈에 사무치는

제주에서

결코 웃지 않으리

철 없이

노래하지 않으리

 

죽는 날까지

아니 죽어서라도

수만의 죽음 만큼

아니 수만의 죽음을 넘어

묵념을 하리

추념의 제단을 쌓고 쌓으리

통곡을 하리

잊지 않으리 다짐하리

해마다 기억의 탑을

더 높이 쌓아 올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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