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자작시집

달 사냥

시랑사랑 2019. 2. 11. 00:05

어릴 때는 뭣 모르고

낮게 뜬 보름달에

조약돌을 던졌다

 

소년이 되어서는

대보름날 불깡통을 돌려

달을 향해 던지고 던졌다

 

드디어 청년이 되었을 때

활을 연거푸 쏘아보고

창을 던져 보았으나

달은 빙긋이 웃을 뿐

터럭 하나 떨어지지 않았다

 

그런데 어느새

누군가 달에 다녀왔다고 했다

달 흙에 발자국을 찍고

깃발을 꼿고 왔다고 했다

 

나는 괜히 실망하여

달항아리만 쓰다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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