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나라 근세 백년사는
편안한 마음으로 읽을 수가 없구나
너무 괴롭고 슬프고
처연하고 처참하고
야만의 광란이 점철된 기록
이 역사를 다 읽기도 전에
나는 미쳐 버리겠다
내 영혼이 부서지겠다
어찌 우리는 이리도
무지하고 잔인하고 못났었나
망국의 백성이 서로 갈라져
길 잃은 야수처럼 스트레스에 절어
누가 더 잔인한지를 겨루는
악마의 좀비가 되어
살육에 살육을 덧 대은 역사
백 년이 흘러도
한맺힌 절규 그치지 않고
흐르는 검붉은 피 그치지 않네
아! 아! 괴로워라
차라리 눈과 귀를 닫고
외면하고 싶어도
가슴을 두들겨 노크하는
피맺힌 아우성
어찌 할거나
온 백성 합심하여 모든 한을
풀어 달래 주어야 할텐데
해원 상생의 새 역사를 써야
과거의 부끄러운 역사 치유 될텐데
백 년이 지난 지금도
증오의 불꽃을 튀기며
사분오열 되고 있으니
이 나라에는 정녕 희망이 없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