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자작시집

미이라

시랑사랑 2021. 1. 28. 23:26
보름이 넘도록
비가 내리지 않아
신작로엔
바람도 마른 바람이 분다
바람이 불 때마다
신작로엔
마른 먼지가 하늘을 덮는다

보름이 넘어서도
비가 내리지 않아
신작로엔
마른 바람 속에 날리는
마른 먼지를 뒤집어 쓰고
메마른 사람들이
표정도 없이 스쳐간다

가끔 어디선가
사람들의 메마른 말소리가
마른 바람에 날리고
간간히 들리는 웃음소리는
메말라 부서져 내린다

보름이 한참 지나서도
비가 내리지 않으면
전봇대들은 윙윙 마른 울음을 울고
마을은 미이라가 되어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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