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품에서
주일예배 후 오후 한시간
금잔디 뒷동산 원두막에서
교우들이 서로 준비해 온
커피, 참외, 머핀빵을
나누며 권하며 먹으며 마시며
쏟아지는 했살 만큼이나
낭낭하게 퍼지는 교우들의 옥구슬 웃음
그 짧은 한시간
배려와 베품과 친절한 미소의 오찬
온유와 겸손과 다정한 손길의 성찬(盛饌)이
가득 넘칠 뿐
거기에는 걱정이나 미움이나 눈치 밥은 없다
이 원두막의 이 한시간의 빛나는 풍경은
저 찬란한 천국의 얼마나의 분깃이 될까
백분의 일, 백만분의 하나 쯤 될까
오늘 천국의 커튼을 잠깐 들쳐 본 것일까
날마다 매순간을 오늘 처럼 살을지라
종래에는 영원히 영광스레 살아야 할
천국의 삶이 어색하지 않도록
그 날 까지 주품 안에 거하리
그 순간 이르도록 주품에서 살리
( 조형식 집사 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