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
나빠지고 있었다
시계의 시침이 시치미 떼고
쉬임없이 가듯이
세상은 그렇게
눈치채지 못하게 주저앉고 있었다
한 올 한 올
빠지는 머리카락을
대수롭지 않게 흘리다가
마침내 빛나는 구릉이 되듯이
뭉개지는 세상에
나도 모르게 적응하며
아직은 살만하다고
한시름 놓으며
때로는 콧노래 부르고
설레는 사랑도 하면서
잘 살고 있다
말세가 천년이라 다행이다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
나빠지고 있었다
시계의 시침이 시치미 떼고
쉬임없이 가듯이
세상은 그렇게
눈치채지 못하게 주저앉고 있었다
한 올 한 올
빠지는 머리카락을
대수롭지 않게 흘리다가
마침내 빛나는 구릉이 되듯이
뭉개지는 세상에
나도 모르게 적응하며
아직은 살만하다고
한시름 놓으며
때로는 콧노래 부르고
설레는 사랑도 하면서
잘 살고 있다
말세가 천년이라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