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자작시집

공룡

시랑사랑 2013. 10. 1. 23:29

 

 

태고의 시절에

이 땅은 공룡들의 천국이었다는데

 

쿵! 쿵! 쿵! 

이 땅을 흔들며 뜀박질하고

천둥과 번개를 삼키며

으르렁 쩌르릉 고함을 질러 댔다는데 

 

모두 다 어데로 가고

발자국 몇 개만 남긴 채

그 많은 등줄기 뼈대는 보이지 않는가

 

아쉬움과 궁금증에 잠 못 이루다

어느 칠흑의 밤 사이에 나는 보았다

 

마을의 뒷산마다 일어나는 것을

골짜기에 숨긴 머리 쳐들고

능선마다 등뼈가 되어 일어서서

조심조심 소리도 없이 밤 마실하는 것을 보았다

 

놀라움과 비몽사몽으로 밤을 삭이고

늦은 아침에 일어나 돌아보면

마을 뒤의 여전히 푸르른 산들은 잠자 듯 누워있고

마을은 산의 품안에서 여전히 평안한데

 

산들은 첩첩이 누워서 원시를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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