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자작시집

예언

시랑사랑 2013. 11. 12. 21:00

 

 

하늘을 이고 사는 지붕이여

지붕 끝 아슬아슬한 처마여

 

지난 여름 눈물이 많았다고

눈물이 강을 이루어 흘러서

눈시울은 더불어 물러졌다고

아픔이 새삼스러워 흐느끼지 마소서

 

먼 어느 계절이 돌아오면

울음은 봉쇄되어 쌓이고

눈물은 차갑게 얼어붙어

처마 밑에 살벌하게 효수되는

엄혹한 고난의 시간이 강습 할 것이므로

 

자붕이여, 처마여

노을이 감으로 익어가는

천상의 짧은 시절을 마음 껏 누리소서

비록 얼음눈물 추락하여 산산히 부서질지라도

후회 없이 장렬히 산화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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