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이고 사는 지붕이여
지붕 끝 아슬아슬한 처마여
지난 여름 눈물이 많았다고
눈물이 강을 이루어 흘러서
눈시울은 더불어 물러졌다고
아픔이 새삼스러워 흐느끼지 마소서
먼 어느 계절이 돌아오면
울음은 봉쇄되어 쌓이고
눈물은 차갑게 얼어붙어
처마 밑에 살벌하게 효수되는
엄혹한 고난의 시간이 강습 할 것이므로
자붕이여, 처마여
노을이 감으로 익어가는
천상의 짧은 시절을 마음 껏 누리소서
비록 얼음눈물 추락하여 산산히 부서질지라도
후회 없이 장렬히 산화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