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자작시집

나무의 일생

시랑사랑 2013. 11. 17. 08:47

 

 

봄 바람에 가지 마다의 진액 뽑아

혼신으로 피워내는 붉은 꽃

 

이글거리는 팔월의 햇볕 피하도록

푸른 수의 벗지 못하고

안간힘을 다해 옷자락 흔들며

한뼘이라도 더 펼쳐내던 그늘

 

추워지기 전

뿌리의 자양분 긁어 모아

한개라도 더 맺어 올린

뜨거운 눈물 같이 주렁주렁한 과실들

 

그래도 아직 무슨 형벌이 남았는가

 

무서리 찬바람 엄습하는

빈 들녘에 아주 벗기운 몸으로

뼈만 앙상하게 흔들리며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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