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자작시집

억새

시랑사랑 2013. 11. 17. 08:58

 

 

이른 봄 부터

늦 가을에 이르도록

가는 허리로 바람에 흔들리며

꽃 한송이 피우지 못했다고

솜털머리 연방 숙여대며

송구스러워 하고 있다

 

바람결에 휘어지며

쉬임 없이 굽신거리는 가냘픈 허리

늬엿늬엿 지는 석양빛이

깊숙히 들어와 감싸 안아준다

솜털머리 포근하게 품어준다

 

그대가 꽃 이라고

겸손하고 가난하고 따뜻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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