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월세와 전기요금 입니다.
죄송 합니다. 먼저 갑니다'
이 땅에서 더 이상 초라해지기 전
하얀 봉투에 칠십만원을 넣어두고
함께 세상 나들이를 마친
세 모녀의 삶은 얼마나 정갈한 것이냐
'개의치 마시고 곰탕이라도 한 그릇 드시지요'
오른 보증금과 월세를 감당 할 수 없어
당신의 장례비를 하얀 봉투에 넣어두고
외로운 삶을 마감한
젊은 노인은 얼마나 정겨운 것이냐
밀려서 떠나는 자들이
남은 자들에게 대접하는
눈물나게 미안한 곰탕 한 그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