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자작시집

설송

시랑사랑 2016. 1. 13. 23:13

소나무들 바늘잎 세우고

겨울 내내 서슬 퍼렇게 버티는 사연을

함박눈 내리는 날 알았다

 

쌓이는 함박눈

수북히 덮어 쓰고

한 폭 두 폭 온 몸으로 그려내는

동양화 열두 폭

 

청백의 두 색감으로 수려하게 빚어내는

고결 고고한 신선경

보는 이 마다

외롭고 높고 쓸쓸하게 감싸는

단순 청정함

 

그래서 소나무는 겨울을 푸르게 견디고

하늘은 함박눈을 때때로 내려주는구나

 

함박눈이 소나무와 눈이 맞아

긴 밤 합방을 하면

온 누리는 하얗게 눈을 감고 숨을 죽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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