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자작시집

이순

시랑사랑 2016. 2. 20. 22:19

이순에 이르도록

잡아 먹어 치운

소 닭 개 돼지는 그 얼마나 될까

몇수십 몇수백 마리는 어림되리

그래서 예순의 이 아침에

귀는 순해지고 있는가

 

그저 조금의 앙탈을 부리다가

순순히 잡아 먹히는

순한 미물들이라서

이순에 이르도록

꿈에서도 괴롭히지 않고

모진 인두겁의

순순한 뼈와 살이 되어

예순의 이 저녁에

순하게 귀를 열고 잠이 드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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