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하게도
벼룩의 간까지 빼먹는
거대 족속들이 이 땅에 산다
아이들의 밥을 짓는
밥 이줌마들에게
점심 밥값을 내고 먹으라는
놀부 마누라 보다 한 술 더뜨는
희한한 족속들이 있다
잘 처먹어서
잠도 안오는 밤마다
눈알 굴리며 머리 긁적이며
생각해낸 것이 벼룩에게 밥값을 받는 것이었다
그 생각의 순간에
얼마나 스스로가 대단했으랴
얼마나 통쾌 상쾌 유쾌 했으랴
벼룩의 밥값을 쌓아 태산을 만들 계획에
얼마나 가슴이 뿌듯 했으랴
먹지 않아도 배ᆞ는 또 얼마나 든든하랴
벼룩의 피눈물을 쥐어 짜는
피도 눈물도 없는
인간 아닌 인두겁을 뒤집어 쓴
사이보그 악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