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자작시집

벼룩의 간

시랑사랑 2016. 3. 18. 06:58

용하게도

벼룩의 간까지 빼먹는

거대 족속들이 이 땅에 산다

 

아이들의 밥을 짓는

밥 이줌마들에게

점심 밥값을 내고 먹으라는

놀부 마누라 보다 한 술 더뜨는

희한한 족속들이 있다

 

잘 처먹어서

잠도 안오는 밤마다

눈알 굴리며 머리 긁적이며

생각해낸 것이 벼룩에게 밥값을 받는 것이었다

 

그 생각의 순간에

얼마나 스스로가 대단했으랴

얼마나 통쾌 상쾌 유쾌 했으랴

벼룩의 밥값을 쌓아 태산을 만들 계획에

얼마나 가슴이 뿌듯 했으랴

먹지 않아도 배ᆞ는 또 얼마나 든든하랴

 

벼룩의 피눈물을 쥐어 짜는

피도 눈물도 없는

인간 아닌 인두겁을 뒤집어 쓴

사이보그 악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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