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물이 다르다
바다 위 하공을 맴도는 물새들은
바다를 뚫고 내려가지 못하고
바다에 갇힌 수어들은
물 밖에 나올 엄두를 내지 못한다
한 번 쯤 바다 속 용궁을 구경하고 싶은데
한 번 쯤 하늘의 어디에 있다는 천국을 가보고 싶은데
숨 쉬는 허파와 아가미가 달라서
생각도 틀어져 각 각의 목숨으로 갈라 서 버렸다
물고기에게 천국을 가르치면 안되리
물새들을 용궁에 초대하면 욕 먹으리
가끔은 서로의 머리 뚜껑을 열어보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더라도
각자의 세계에서 열심히 살도록 내버려 둘 일이다
노는 물이 다르고
흐르는 피가 멀어져 버린 것 뿐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