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자작시집

이질성

시랑사랑 2016. 3. 24. 17:04

사는 물이 다르다

바다 위 하공을 맴도는 물새들은

바다를 뚫고 내려가지 못하고

바다에 갇힌 수어들은

물 밖에 나올 엄두를 내지 못한다

 

한 번 쯤 바다 속 용궁을 구경하고 싶은데

한 번 쯤 하늘의 어디에 있다는 천국을 가보고 싶은데

숨 쉬는 허파와 아가미가 달라서

생각도 틀어져 각 각의 목숨으로 갈라 서 버렸다

 

물고기에게 천국을 가르치면 안되리

물새들을 용궁에 초대하면 욕 먹으리

가끔은 서로의 머리 뚜껑을 열어보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더라도

각자의 세계에서 열심히 살도록 내버려 둘 일이다

 

노는 물이 다르고

흐르는 피가 멀어져 버린 것 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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