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닥치는대로 생각없이 살아라
돼지가 어디 여간해서 울더냐
돼지가 어디 스트레스 받아 마르더냐
아무거나 꿀꿀거리며 웃는 얼굴로
구정물이라도 먹으니 얼마나 풍채가 좋으냐
아무리 심각하여도
땅만 바라보며 꿀꿀거리며 웃어넘기는 넉살
도살 앞에서 꽥 꽥 돼지 목따는 소리를 지르지만
숨이 멎는 순간까지 웃는 얼굴을 감추지 않는다
그래서 인가
돼지의 죽음을 슬퍼하는 이 없다
오히려 한바탕 축제를 벌이듯 즐거운 얼굴들이다
웃는 돼지 대가리 고삿상 가운데 모셔놓고
돈비가 내리라고 돈비에 돈을 꽃고서
희망의 염원의 절을 올리고 올린다
누가 우는 짐승 대가리를 고삿상에 올리랴
돼지들은 일찌감치 자기들의 태생을 아는가 보다
유일하게 고삿상에 오르는 귀한 짐승이라는 것을
대대로 물려받은 높은 자존심으로
세상 돼지 구덩이를 기꺼이 감내ᆞ하는 그 순명